MY MENU

원장 육아칼럼

제목

우리 아이 더욱 건강하게 - 적극적 의미의 건강 (2000.12)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3.01
첨부파일0
조회수
484
내용
우리 아이 더욱 건강하게-적극적 의미의 건강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균형 있게 발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아프지 않아야 하고, 키나 체중이 너무 뒤지지 않아야겠다는 것은 기본적인 의미의 건강 유지이고, 보다 적극적인 의미의 건강 추구는 아동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을 말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병원 소아정신과의 경우를 예로 들면, 예전에는 부모로서 크게 걱정되거나 심각한 문제들이 주된 방문 이유였다면, 최근에는 가벼운 문제들이 훨씬 많다. 심지어 잘 자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고 싶은 부모의 욕심으로 방문하기도 한다. 아이의 인지능력과 정서적 안정, 성격 특성을 면밀히 진찰, 평가하고 이를 부모께 알려주는 것이 내 일이다. 현재 상태는 물론 앞으로 아이를 잘 키우는데 필요한 조언도 주된 상담내용이 된다. 적성 파악과 진로 결정도 어려서부터 부모가 알고 있으면 매우 유리한 것들이다. 현재 가장 많은 방문 주제는 '주의력과 학습 문제'이다. 소아정신과 방문 전체 아동의 20% 이상이 집중력 개선과 학습 증진을 목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건강하다고 볼 수 있는 조건들을 들어보기로 하자.

1. 신체적 건강 
바른 식사, 수면, 운동이 중요하다. 이 시기 대부분 아이들은 이 세 가지에서 부모가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아도 잘 하고 있다.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심리적 안정과 신체적 건강은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상호 인과관계를 갖는다. 잘 먹고 , 잘 자는 아동은 그만큼 정신적으로도 안정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낮 동안의 여러 자극과 스트레스가 숙면을 방해하는 것, 평소 아이의 성격이나 부모와의 관계가 편식을 유발하는 것 등이 그 예이다.

2. 정서적 건강
하루하루 생활에서 아이의 표정이 밝고 활기차야 한다. 표정은 숨길 수 없는 아이의 정서적 상태를 나타내주는데, 특히 가족과 같이 가까운 사이에서 사소한 일로 짜증이 많은 아동은 잘 보아야 한다. 불안은 이 시기에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이므로 지나치게 꼼꼼하여 항상 확인을 해야 하거나 별 것 아닌 것들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불안해 하는 모습이 보이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3. 사회적 건강
친구관계가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잘 어울리는 것이 중요한데, 자신의 주장을 펼 수 있는 것은 물론, 동시에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어야 한다. 자신감이 중요하다. 무엇을 하기 전에 너무 주저하거나, 사소한 것에 신경 쓰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무엇을 하고 나서도 쭈뼛거리며 자신없어 하는 모습이 있는지 잘 보아야 한다. 억울하게 당하고서도 이에 대항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자신감이나 지능 중 하나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4. 인지적 건강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은 적극적 의미의 건강을 의미한다. 이는 자신의 선천적 그리고 후천적인 인지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므로 정서적 안정이 기본적으로 뒷받침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지나치게 정서적으로 불안하거나 부모나 가정환경이 안정되어 있지 못하다면 아이는 결코 공부를 잘 할 수 없다. 설사 잘 한다 해도 훨씬 더 잘 할 수 있는 아이가 그 정도밖에 못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우리 아이는 편식이 너무 심해요, 컴퓨터 게임에 너무 몰두하고 있어요 등과 같이 자녀가 부모가 볼 때 하지 말았으면 하는 행동을 보이는 문제로 진료실과 사이버 상담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이러한 문제에서 핵심은 의외로 그 문제 행동 자체보다 부모와 자녀간 관계에 있는 경우가 많음을 보았다. 부모가 그처럼 싫어하는 행동을 아이가 어떻게 그렇게 고집할 수 있을까? 건강한 부모-자녀 관계에서는 이러한 일이 심각할 정도로 발전하지 않아야 한다. 이전에 있었던 부모의 반응 중 뭔가가 현재와 같은 문제를 유발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부모의 무관심, 지나친 허용, 때로는 지나친 억압과 통제 등이 그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이 경우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부모의 마음이 조급해지기 쉽지만, 너무 서둘러서는 안 된다.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어 온 문제의 해결에서는 보다 느긋하고 여유있는 마음, 동시에 반드시 내 아이는 내가 건강하게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부모가 가져야 할 전제 조건이 된다.(2000)

신지용(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게시물수정

게시물 수정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삭제게시물삭제

게시물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